혹 기억하시나요.
지난해 10월...
대한민국 육군 제15사단 소속 오혜란 대위.
직속 상관의 지속적인 가혹 행위와 성추행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24일 오후 7시 청계광장에서
故 오혜란 대위의 추모제가 열렸습니다.
이번 추모제는 지난 20일 2군단 보통군사법원이 가해자인
노OO 소령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을 규탄하고,
또 유가족을 위로하는 차원에서 마련됐습니다.
현장에는 힘든 발걸음으로 참석하신
故 오혜란 대위의 아버님과 고모부님이 계셨습니다.
배재정 의원과 인사를 나누며 눈물을 흘리는 유가족들을 뵈니,
드릴 말씀이 없었습니다..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현장을 찾은 많은 기자들은
아버님과 옆쪽에 배치된 故 오혜란 대위의 사진을 찍기 위해
연신 셔터를 누르고 있었습니다.
이때,
배재정 의원이 기자들 사이로 다가섰습니다.
"사진을 너무 많이 찍으시는 것 같습니다.
유가족 분들의 사진이 언론에 공개되면 안 된다고 들었는데,
자제 부탁합니다."
그렇습니다.
오 대위는 팔순이 넘은 할머니가 계십니다.
그리고 아직..
시골에 계신 할머님은 이 사실을 전혀 모르고 계신다고 합니다.
.....
추모제가 시작되고,
촛불을 밝혔습니다.
어렵게 자리에 참석하신 오 대위의 아버님과 고모부님.
고모부님이 힘을 내어 그동안의 상황과 오 대위에 대해 알려주셨습니다.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슬픔을 참지 못하고 한참을 울먹이던 배재정 의원이 앞으로 나왔습니다.
"안녕하지 못한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위까지 임관하신 분이 본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걸어야 하는...
그런 사회에 아직 살고 있다는 것이
여기 계신 모든 분들과 함께 가슴 아픕니다."
이 날 발언을 신청한 한 시민의 이야기가 기억납니다.
"안보강의를 하며 돈을 벌고 사는 평범한 시민입니다"라는 말로
울먹이며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군이 편안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안보를 얘기 할 수 있겠습니까.
올해 각종 병과가 여군에게 개방됐지만 대한민국에서 여군이 자유로울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대한민국의 아들, 딸을 가진 엄마로써 자랑스럽게 안보강의를 할 수 있도록,
오 대위가 하늘나라에서 편히 쉴 수 있길 바란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유서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저는 명예가 중요한 이 나라의 장교입니다.
병사들 우리 처부 간부들, 타 처부 간부들 예하부대까지 짓밟힌 제 명예로서
저는 살아갈 용기가 없습니다. 단 한번도 쉬이 넘어가지 않고 수명하지 않으려
내 뺀 적 없고, 고민 안 한 적 없습니다.
2009년 임관부터 지금까지 제 임무를 가벼이 대한 적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정의가 있다면 저를 명예로이 해 주십시오.'
길거리밴드의 '또 하나의 약속'을 부르며 추모제의 끝을 맺었습니다.
함께모인 많은 분들이..
모두 눈물을 흘렸습니다.
길거리 지나던 시민도 발걸음을 멈춘 채 한참을 바라보곤 했습니다.
이 날따라, 서울 밤은 참으로 화려해 보였습니다.
이 화려함 속에 편히 눈 감지 못 할 故 오혜란 대위..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배재정 의원.
...
더이상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될 것입니다.
진실을 낱낱이 밝혀내야 할 것입니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상
현장에서
Miss.Jang~
이였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