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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정 이야기/동행취재

정치인 풍자그림을 '예쁘게' 그린...죄(?)-예술풍자 공권력 개입 사례발표

6월 23일 늦은 7시

서교동에 위치한 민예총 공간 '룰루랄라'에서

예술풍자작품, 공권력개입에 대한 사례발표

"예술하다 잡혀갔다 풀려났다" 가 열렸습니다.

 

 

 

 

짧게 말해 정치인을 풍자하는 그림을 '예쁘게' 그린 것을 두고

'죄'라고 하고

배후가 무엇이냐, 사상이 무엇이냐, 누구와 공모했느냐...라는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무죄가 되거나 벌금을 내어 풀려난 세 양반이 자기가 겪은 기가막힌 일을 이야기합니다.

 

 

 

 

 

[선거에 출마선언도 하지 않은 사람을 그렸는데 선거법 위반이라]

: 이하(팝아티스트-벽부착물 대법원 무죄 확정)

 

굉장히 눈에 익은 이 작품을 그린 이하 화백님...

얼마전 '또' 무죄'를 받으셨습니다.

(그러게 죄없는 사람을 자꾸....)

 

 

 

그야말로 이하화백을 스타로 만들어 준 290,000원 수표가 들어간 포스터입니다.

연희동 그 집 근처 앞에 붙이다가 갑자기 무지막지하게 '끌려'갔다고 합니다.

당시 파출소장은 '훈방'으로 하자 했는데 다른 순경들이 안된다라고 해서

경찰서장에까지 보고가 가게되었는데요.

결국 '서장님'의 인도에 따라 즉결심판을 받게되면서

그냥 훈방이었으면 묻혔을 저 포스터가 유명세를 타게 되었고,

고엽제 피해자 전우회 어르신들이 연희동 그 집 근처에서 집회를 할 때도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정식으로 그분이 출마선언을 하기 10여일 전에 붙인 포스터인데

선거법 위반이라고 검찰이 조사했다고 합니다.

출마선언도 하지 않은 '그 분'은 후보도 아닌데...

왜 선거법에 걸리는 지 묻자...

앞으로 출마하실 분이기 때문이라고 했답니다.

 

이하 화백님은 말했습니다.

"예술은 세상을 따라갈 뿐이다

예술과 정치는 세상을 가져선 안된다. 세상의 중심은 세상일 뿐이다.

정치가 세상의 중심이 되려고 하면 혼란이 오고, 예술처럼 그저 세상을 따라갈 뿐이어야 한다"

 

 

[스텐실 낙서를 하고 포승줄에 묶였습니다]

 : 손문(스텐실 작업도중 연행조사)

 

세월호 대참사에 대한 분노가 일었습니다.

그 분노의 근원은 작가 자신처럼 사람들이 무관심이라고 생각했고,

관심을 일깨우기 위해

'낙서'를 하려했습니다.

 

 

 

 

그러나 현행범으로 체포되었습니다.

공공장소 벽면에 낙서를 했으니까..뭐..착한 짓 좋은 짓 아닌 거 맞습니다.

법에 따라 과태료를 내야했습니다.

 

그런데 40시간동안 총 3차례 검찰조사, 1번의 '현장검증'을 거치면서

조사한 것은

배후가 누구냐, 누구랑 공모했냐, 한총련이냐?(...응?)

심지어 현장검증 갈 땐

무려 '포승줄'에 묶였습니다.

 

 

 

 

흔적이 남은 그림이 있었습니다.

죄다 지워진 벽화...

그 중에 건성으로 대충 지운 한 폭이 남았는데요,

이건 이거대로 또 하나의 걸작입니다.

 

지우고 훼손한 저 그림

저것이 우리 현실이었습니다.

무엇이 그려졌는 지 뻔히 아는데...

몹시 예술적이지 못한 솜씨로

거칠게 훼손한다고 그 안에 담긴 것이 달라지지 않습니다.

아니, 사라지지 않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책임, 억압된 우리나라 표현의 자유...

덕지덕지 가려봐야 가려지지 않습니다.

(예쁘게도 못하면서...)

 

 

[옥외광고물등 관리법 위반? 세탁소 선전물과 차별하나요]

 : 함수원 (스티커 부착으로 연행조사 후 벌금)

 

정치풍자 팝아티스트 이하화백의 스티커를 붙쳤습니다.

건널목 가로등에도 붙이고, 우체통에도 붙였습니다.

그 옆에는 세탁소 선전 스티커도 있었고,

잠긴 물 열어준다는 열쇠집 선전 스티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함수원씨만 경찰서로 가게 됩니다.

옥외광고물등 관리법 위반으로요

.

.

.

그리고 검찰조사를 받습니다. 

(또) 그리고 검찰에서 미술비평가 한 분을 조우하게 됩니다.

엄청난 작품해석을 해 주신 검사님이십니다.

박근혜 대통령 앞의가장 큰 개는 청와대 비서실장이고, 주변에 있는 개들은 참모진, 뒤에 배는 세월호가 아니냐며...

스스로 해석 다 하시고는 꼭 '맞지?'라고 되묻습니다.

(통상 우리는 이것을 유도심문이라고 합니다)

 

 

 

 

 

답은 없습니다.

없으니까요.

얼룩이는 비서실장, 진돗개는 뭐시기 장관, 비글은 외래종이니 무슨 외교부 장관, 이런 게 어딨겠습니까?

문제푸는 것도 아니고 말이지요.

 

 

 

 

미술작품에  점 하나, 선 하나를 해석하는 데 정답이라는 것이 있습니까?

(백설공주 박근혜 대통령 포스터도 지지하는 부산 어르신들에겐 큰 인기였다더만요.

공주로 이쁘게 그렸다고...)

 

 

[지난 정권에서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 배재정 의원

 

 

 

우리 이하작가님은 예전에 국회에서 한 번 표현의 자유관련 토론회 진행하면서 뵈었는데
지난 정권에서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예술을 억누르는 이런 부분들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이런 토론회를 우리가 계속해야 하는 걸 사실 반기기보다는 안타까워 해야  될 상황인 거 같은데요.

 

어쨌든 현실은 헤쳐나가야 되는 거니까
그런 차원에서 오늘 행사가 기획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일들을 잘 반추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지
이런 부분들을 모색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계속해서 상임위가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입니다.
그래서 예술의 표현의 자유 문제를 제가 현안으로 다루어야 할 부분인데요,
여기 계신 분들과 함께 좋은 방향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by. JJ네 문화정책담당 이진